이탈리아에는 수많은 아름다운 마을들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치비타 디 바뇨레조와 친퀘테레는 유럽 감성 여행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도시입니다. 각각 중부와 북부에 위치한 이 두 도시 모두 독특한 풍경과 역사, 문화를 자랑하며, 사진 한 장만 봐도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본문에서는 두 도시의 매력과 차이를 교통, 분위기, 여행 방식 등 다양한 관점에서 비교해 보았습니다.
소도시 감성의 끝판왕, 치비타 디 바뇨레조
치비타 디 바뇨레조는 이탈리아 라치오 주 비테르보 근처의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고대 도시입니다. 2500년 전 에트루리아인에 의해 건설된 이 마을은 지질학적으로 무른 응회암 지대 위에 있어 침식과 붕괴가 지속되며 점차 사라지고 있는 ‘죽어가는 마을’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 역설적인 이름과는 달리, 오히려 그 희귀성과 감성적인 경관으로 인해 세계적인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외부와 단 하나의 인도교(보행자용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 다리를 건너며 보게 되는 절벽 위 마을의 전경은 마치 판타지 영화 속 배경 같아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도시 내부는 중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붉은 벽돌로 된 집들과 작은 광장, 고요한 골목들이 조화를 이루며 한적한 여유로움을 줍니다. 치비타는 특히 사진작가나 여행 블로거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자연광 아래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도시의 색감이 아름답고 독특하기 때문입니다. 여행 중 가장 감성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히며,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닙니다. 봄과 가을에는 안갯속 도시의 몽환적인 풍경이 나오며 여름에는 맑은 하늘 아래 선명한 건축물들이 뚜렷하게 드러나서 인생샷 명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현지 식당에서는 이탈리아 시골 마을 특유의 전통 파스타와 와인을 즐길 수 있으며, 무엇보다 관광객을 상대로 한 상업적인 느낌이 거의 없어 더욱 진정한 이탈리아 로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바다와 마을의 환상적인 조화, 친퀘테레
친퀘테레는 ‘다섯 개의 땅’이라는 뜻을 지닌 지역으로, 리구리아 해안을 따라 위치한 다섯 개의 마을 — 리오마조레, 마나롤라, 코르닐리아, 베르나짜, 몬테로쏘 알 마레 —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지역은 절벽 위에 자리 잡은 형형색색의 건물들과 끝없이 펼쳐지는 지중해의 푸른 바다, 테라스 포도밭이 조화를 이루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유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친퀘테레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과 마을의 조화'입니다. 건축물은 절벽과 해안선에 딱 맞춰 지어졌으며, 마치 바다로 흘러드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마나롤라와 베르나짜는 감성적인 풍경으로 유명하여 많은 여행자들이 SNS에 올릴 사진을 찍기 위해 찾습니다.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해변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오고, 그곳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친퀘테레는 다섯 마을을 잇는 철도가 잘 발달되어 있어 기차로 5분 간격으로 쉽게 이동이 가능합니다. 각 마을을 하루에 하나씩 천천히 둘러보는 여행도 좋고, 체력이 된다면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하이킹 코스를 이용해 걷는 것도 추천합니다. ‘사랑의 길(Sentiero dell'Amore)’이라 불리는 마나롤라-리오마조레 구간은 연인들이 함께 걷기 좋은 길로 유명합니다. 또한 신선한 해산물을 기반으로 한 요리, 특히 엔초비 파스타, 해산물 리조또, 문어 샐러드 등은 이곳만의 별미로, 현지 맛집에서는 자연 속에서 식사를 즐기며 진정한 이탈리아 해산물 요리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와인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친퀘테레 와인 트레일을 따라 현지 포도밭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나에게 맞는 여행지는 어디? (교통, 분위기, 추천 팁)
여행을 계획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접근성’과 ‘여행 목적’입니다. 치비타 디 바뇨레조는 로마에서 출발할 경우 오르비에토 역에서 버스로 이동하거나, 차량을 렌트해 직접 가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도착 후에는 유료로 운영되는 입장료(약 5유로)를 지불해야 하며, 인도교를 따라 도보로 올라가야 하는 약간의 체력이 요구됩니다. 고요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명상이나 글쓰기, 또는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여행자에게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친퀘테레는 교통이 비교적 편리하며, 피사 또는 제노바에서 라 스페치아까지 열차로 이동 후, 거기서 각 마을로 쉽게 연결되는 기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관광객이 몰려 북적이는 분위기지만, 바닷가 수영, 선셋 감상, 와인 한 잔의 여유 등을 누릴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이나 커플 여행자에게 매우 적합합니다. 치비타는 ‘한적한 마을 안의 나만의 여행’을 즐기고 싶은 분에게, 친퀘테레는 ‘활기차고 다채로운 바다 마을 여행’을 선호하는 분에게 추천드립니다. 두 곳 모두 매력적이기에 여건이 된다면 두 도시 모두를 일정에 넣어보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탈리아의 치비타 디 바뇨레조와 친퀘테레는 감성과 경관, 역사를 고루 갖춘 독보적인 소도시입니다. 두 곳 모두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여행자의 목적과 스타일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조용하고 감성적인 여행을 원한다면 치비타, 다양한 활동과 바다 풍경을 즐기고 싶다면 친퀘테레를 선택해 보세요. 어떤 선택이든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